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철인3종

[그란폰도 입문 후기] 2025 삼척그란폰도 완주 후기

by 행복하Go 2025. 7. 4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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안녕하세요.  

2025 삼척그란폰도 완주 후기를 남겨봅니다.

항상 첫 경험이 그러하듯 아쉬움도 많았지만, 보완해야 할 점도 생각해 보게 되었고 무엇보다 기억에 오래 남을 대회일 것 같아요.

기대와 설렘으로 전날 숙박을 예약하고자 하였으나 야놀자를 아무리 검색해도 삼척에 있는 숙소는 모두 "예약 마감"

2,000명이나 되는 그란폰도 참가자들이 벌써 예약을 한 것이라 생각하고 혹시나 하는 마음에 모텔에 전화를 해봤는데, 방이 많다고 해요.

뭐지? 

나중에 안 사실이지만, 연휴 기간에는 야놀자에 예약을 안 올린데요. 이유는 아시죠?^^

또 하나 배웠습니다.^^ 












전날 제일 걱정되었던 것이 컷인 시간 10시에 41km 지점을 통과 못하면 어쩌나 하는 것이었어요. 

10시에 컷인 지점을 통과하지 못 하면 메디오로 빠져야 하기에 삼척까지 왔는데 메디오를 탈 순 없고...


자기 전에 머릿속으로 시뮬레이션을 해봤어요. 원래 그런 거 안 하는 사람인데 첫 출전이라 별 걸 다 하게 되네요.ㅋㅋ

"컷인 지점까지 대략 누적 고도가 약 600m 정도 될 것 같고, 맨 앞 줄에 서서 8시쯤 출발해서 빡씨게 타면 9시 30분쯤 컷인 지점을 통과하게 될 것 같다."는 생각.^^

그리고, "그란폰도에 온 것이 아니고 듀에슬론 온 것이다. 사이클을 다 타고 20km나 못 해도 10km 정도는 런을 해야지!!"

마음속으로 몇 번을 되뇌고, 또 되뇌었어요.^^












대회 당일 아침 6시에 대회장에 도착해서 런 2km 하면서 심박 올려주고 클럽형님이 얘기해 준 대로 전해질 챙기고 타이어 공기압 체크하고,  7시쯤 앞 줄에 서서 1시간가량 기다리면서 자전거 구경 실컷 하고, 드디어 출발~

퍼레이드 구간을 지나 첫 번째 낙타등이 나왔는데, 사람들이 몰리면서 정체가 되네... 초입부터...

몸도 풀 겸 댄싱 하면서 치고 올라가는데 댄싱 하는 사람은 저 밖에 없더라고요. 

지금 생각해보면 참가했던 선수들이 저 보고 "저 아저씨 초입부터 왜 저래?" 이랬을 것 같았어요.ㅋㅋ 



클럽 친구가 알려준 대로 평지에서는 피 빨고, 업힐에서는 힘을 쓰는 작전으로 기록 좀 내보자공!! 화이팅!!

그런데, 현실은 개미똥구녕 같은 체력이 문제...

평지에서 피를 빨고 싶어도 몇 km 못 빨고 쳐지고, 느린 선수는 겁나 느리고...

아... 피 빠는 것도 경험과 체력이 있어야 되는구나...

또, 하나 배웠다고 자신을 칭찬하면서 솔라를 하고 있네요. 긍정적인 건지 무식한 건지...

무식하면 용감하다는 것을 완주하고 알았어요. >.<











1 보급소가 20.5km 지점에 있었는데 컷인 시간을 맞춰야 하기에 그냥 지나가자고 생각했는데 날씨가 너무 더웠고 식수가 바닥 나는 바람에 어쩔 수 없이 식수 보급을 위해서 잠깐 들렀어요. 

그런데, 화장실도 가고 싶고, 꽈배기도 현장에서 직접 만들어 주시는데 왜 이렇게 맛있던지 먹고, 또 먹고...

언제 출발 하는겨? ㅡ.ㅡ 




1 보급소를 출발한 지 얼마 되지 않아 여성 라이더 옆에 무대기로 잘생기고 몸 좋고 밥 잘 사줄 것 같은 오빠야들이 함께 있더라고요.

뭐여? 연예인이여?

여성 라이더를 앞, 뒤, 옆으로 둘러싸고 다음 코스는 낙타등이고 여기는 어쩌고저쩌고 세세하게 얘기해 주는 것 같더라고요.

코스도 잘 모르고 왔는데, 저기는 오빠야들이 겁나 친절하게 설명해 주더라고요.

"나도 울산에 가면 자전거도 잘 타고, 몸도 좋은 츤데레 오빠야들 있다~~~ 아~~~!!"라고 속으로만 외치면서 나도 모르게 여성 라이더를 계속 보게 되더라고요.ㅋㅋㅋ

"화장하고 선글라스 쓰면 누가 안 이쁘냐? 우리 클럽에도 군대 가면 너무 잘해서 말뚝 박을 것 같은 로드 여신들(?) 있다~~~ 아~~~"라고 속으로만 외쳐봤음. ㅡ.ㅡ

부러우면 지는 거다. 

그렇다. 난 이미 졌다.ㅋㅋ





경기라도 이겨보자 하는 마음으로 댄싱 하면서 낙타등을 오르는데, 개미똥구녕같은 체력으로 중간에 퍼짐. 

케이던스를 겁나게 돌리면서 나를 추월해 가는 그 여성 라이더와 오빠야들...

난 이미 다 졌다.ㅋㅋ 힘 빠져...

예쁜데, 자전거도 잘 타다니... 세상은 너무 불공평하지 않습니꽈...ㅋㅋ




여기서 케이던스의 중요성을 다시 한번 일깨우는 시간을 가졌어요. 

우리 클럽 친구들이 그렇게 강조했던 케이던스. 











다행히 9시 30분쯤 컷인 지점을 통과해서 그란폰도 코스로 접어들었어요. 에휴~ 이제 천천히 가자!!

60km 지점을 통과하는데, 누적고도가 벌써 1,000m

천천히 가고 싶지 않아도 천천히 갈 수밖에 없었어요.











61.6km 지점에 있는 2 보급소를 들러 콜라를 연속으로 4잔 마셨어요. 콜라를 이렇게 좋아하는 사람인지 처음 알았다는...

바나나도 겁나 먹어서 원숭이 될 뻔했어요 ㅡㅡ. 





90km 지점, 누적고도 1,400m 

업힐을 힘들게 올라와서 완전 퍼지기 일보 직전이었는데, 중학생쯤 되어 보이는 딸 같은 친구가 여린 목소리로 "화이팅!!"을 계속 외치는데...

야~~ 자전거에서 울 뻔!! 감동감동 +.+ 

이래서 드라마도 안 보는데 혼자만의 드라마를 찍고 앉아있었네요.ㅋㅋ

너무 고맙고, 힘이 나서 아빠 미소가 절로 지어졌다는...












K.O.M 구간 시작지점 바로 전에 슈퍼가 하나 있었는데 들러서 포카리 2개, 물 1병을 마시면서 K.O.M 구간은 기록을 내보자! 

마지막 힘을 짜내서!! 화이팅!! 화이팅!! 화이팅!! 할 수 있다!! 할 수 있다!!

드디어 콤구간 출~~ 발~~ 알~~!!

조금 올라가다가 댄싱 하면서 끝까지 가려고 했으나...

역시! 이미 늦었다.ㅋㅋ "화이팅을 너무 많이 외쳐서 힘이 다 빠졌나 보다."라고 긍정회로를 돌려본다. >.<

그러고 보니 난 살방 라이더였던 것이었다. 그럼 그렇지...ㅋㅋㅋ











어찌어찌 힘들게 콤구간을 올라오니 3 보급소가 바로 있네요.

다들 자전거 눕혀놓는데, 저 혼자 세워뒀어요. 멋있게~~

그리고, 콜라 5잔, 구운 계란 10개, 초코파이 2개를 숨도 안 쉬고 먹었어요.

그 모습을 같이 대회에 나온 아저씨가 계속 쳐다보는 거예요. 먹는 거 처음보나?

숨도 안 쉬고 먹는 걸 보니 "콤구간 1등인가?"라고 생각했을 듯...ㅋㅋㅋ

먹는 거라도 1등 해야지...







110km 지점, 누적고도 1,600m

사전 스터디 한 바로는 삼척그란폰도가 130km, 누적고도 1,600m(가민 완주 누적 고도 1,891m)로 알고 있어서 마지막 힘을 짜내 업힐 올라온 후 행사 진행 요원에게 "이제 업힐 몇 개 남았어요?"라며 내심 "이제 업힐 없어요."라는 대답을 기대했는데, 업힐 1개 남았다고 하네요. ㅡㅡ.

이건 계획에 없던 건데...

지금까지도 힘들게 왔는데 업힐 1개쯤은 뭐 그까이거 대충 올라가면 되는 거 아니여.

약업힐 1개 넘었는데, 또 업힐이 나오네... 또... 또... 또...

아니, 업힐 1개, 낙타등이 3개 있다고 얘기해줘야 하는 거 아니여. 

도대체 낙타등은 고도가 몇 미터까지 입니꽈? 낙타등은 업힐도 아닙니꽈?ㅋㅋㅋ

이거 내가 예전에 등산 가서 하산할 때, 아재들이 올라오면서 나한테 "이제 얼마나 남았어요?"라고 물어볼 때, 내가 "다 왔어요."라고 대답한 거랑 똑같은 거 아니여. 정상 가려면 아직 30분이나 남았는데 말이쥬.ㅋㅋㅋㅋ 

똑같이 당했구먼...ㅋㅋㅋ



피니쉬 사진 한 번 찍어보겠다고 앞사람 먼저 보내고 V자를 양손으로 그리면서 피니쉬 라인에 들어왔어요.

근데, 아무도 사진을 안 찍어줬나 봐요. 사진을 찾아도 없어요.ㅋㅋㅋ


계획했던 대로 런을 하려고 자전거에서 내렸는데, 다리가 안 움직이는 거예요.

행사 진행 아재는 다음 사람 들어오니 조금만 옆으로 가라는데...

울먹이는 목소리로 아재한테 얘기했어요. "아재요. 다리가 안 움직여요." @.@












연습이 부족한 상태로 그란폰도대회에 나가면 다리가 안 움직일 수 있는 점 참고하면 좋을 것 같아요. ㅡ.ㅋ


런은 이미 물 건너가고 경품이라도 타보려고 1시간을 기다렸는데 상주그란폰도 접수한걸 귀신같이 알고 거기서 받으라고 하네요.ㅋㅋ


올해 공주백제그란폰도, 상주그란폰도 남았네요. 좋은 추억을 다시 만들 수 있기를...  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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